2012. 8. 31. 02:40

구경꾼의 인생

 

아이가 잠든 이 시간.
드디어 나만의 자유시간.
아이치닥거리하느라 못했던 일들을 떠올리며
컴퓨터를 켠다.
인터넷을 띄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실시간 검색순위.
반쯤 잘려나가 더 궁금한 인터넷기사 제목들.
호기심에 클릭한다.
연예인이나 가십기사들 검색과 클릭을 반복하다 지치면
습관처럼 누군가의 블로그들을 들어간다.
그냥 예전에 알았던 사람들..모르는 사람들..등등
그들은 내가 보고있는지도 모르겠지. 아니, 나라는 존재도 이미 잊혀진지 오래겠지.
그 블로그들을 보면서 부러워하기도 하고, 욕하기도 하고, 그 사람의 생각들을 훔치기도 하고,
어디사는지 무얼 먹고 사는지, 뭘 입는지...본다..그냥 보기만 한다.
과거의 시간들을 훌쩍 뛰어넘어 십수년이 지난 지금 나의 모습과의 비교하면서.
구경, 또 구경하며...이런 저런 생각에 빠지다보면
애초에 내가 컴퓨터켜고 뭐하려고 했는지 기억도 안난다.

뭐였지?..아참! 가계부정리, 카드값 확인, 인터넷뱅킹, 반찬 레시피 검색, 육아정보 검색...
그리고 기억이 날때쯤이면 졸음이 몰려오거나 아이가 깨버린다.
그러면 나의 황금같은 자유시간도 끝!
더이상 구경꾼의 인생을 살기 싫어서
처음으로 이렇게 글을 써본다.
나도 내 삶의 메인이고 싶고 내 컨텐츠를 사람들이 구경하러 오게끔 만들고 싶다.
게으른 습관, 구경꾼의 삶을 버리고,
뭔가 생산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인간이 되고 싶다.
나도 뭔가 시작할 수 있을까?